
박찬호가 다시 잘 던지고 있다.
오늘도 샌프란시스코와의 경기에서 6이닝 1실점. 경기 내용도 좋았다.
벤지 몰리나를 97마일짜리 직구로 삼진잡는 모습은 예전 모습 그대로였다.
공 하나 던질때마다 사람을 두근거리게 만드는 그때 그 모습이 다시 돌아왔다.
더구나 예전보다 더 노련해지고 침착해졌다.
이렇게 다시 잘 던질 줄 전혀 몰랐다.
박찬호가 잘 던지던 때는 내가 고등학생, 대학생 초반 때였다.
대학생 때는 늘 박찬호 경기를 학교 로비나 식당에 틀어주어서 형들과 수업도 빼먹고 자주 보았다.
박찬호가 텍사스로 이적한 후 첫 등판.
텍사스에는 알렉스 로드리게스, 이반 로드리게스. 라파엘 팔메이로 같은 엄청난 타자들이 있어서
20승은 아무것도 아닐 거라고 생각했다.
텍사스 이적 후 첫 경기가 있던 날
우리는 잔뜩 기대하고 수업도 빼먹고 휴게실에 좋은 자리를 잡고 경기를 기다렸다.
그러나 박찬호는 엄청 얻어 터졌다.
데이비드 저스티스에게 쓰리런 홈런을 맞는 모습이 기억난다.
그리고 또 충격적인 건 직구 구속이 80마일 초반대였던 것.
중계진은 스피드건에 이상이 있을 것이라고 했지만 사실 박찬호의 공은 이상하게도 무뎌져 있었다.
휴게실에 우르르 모여 경기를 보던 사람들이 에이 뭐 이래 하면서 돌아갔다.
하지만 다음 경기에는 잘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박찬호는 원래 한번 우르르 무너질때가 가끔 있었으니까.
하지만 한동안 박찬호는 참 못했다.
그 뒤로 많은 세월이 지났고 나도 많이 변했다.
박찬호가 다시 잘 던질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었다.
그런데 다시 박찬호가 잘 던지고 있다.
너무나 잘 던지고 있다.
잘 던지고 있는 박찬호를 바라보니 마치 그때의 나를 다시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박찬호가 잘 던질때 나는 어떠했던가.
잘 기억도 나지 않지만 나는 많이 바뀌었다.
나에게도 여러 일이 있었고 변화가 있었다.
하지만 그래도 그때 나는 지금보다 좀 더 뜨거웠고 좀 더 자신감이 있었던 것 같다.
불과 5~6년이 지났을 뿐인데 나는 너무 약해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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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라니! 엄청 오랜만에 들어보는 이름이다;
용이 약하게 바뀌었다기보다 용을 바뀌게 하는 것들이 용을 약하게도 하는 것 같다. 참 쉬운 말이지만 '그럴 시기'가 아닐까? 뭐 내가 말하지 않아도 용이 모르지는 않을 테다. 내가 용을 얼마나 아는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아는 한에서 용은 약해져도 무너질 사람은 아니라고 왠지 모르게 믿고 있다. 바탕이 단단하다는 것이다. 밤의 생도관에서 혼자 다는 덧글이다. -.-
오 특이한 말투네염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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