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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6/23] 재미있는 야구란? (3)

재미있는 야구란?

by [스포츠 중계]
지난 6월 21일 토요일 엘지와 롯데의 경기를 보러갔다.
경기 내용은 내내 팽팽했다.
봉중근과 장원준의 투수전이었는데 연장전에서 우규민이 강민호에게 홈런을 맞아 4대1로 엘지가 지고 말았다.
하지만 경기 내용은 투수전이라고 할 수는 없었다.
양팀 다 안타와 볼넷이 많아서 잔루가 많았다. 어떻게 보면 답답한 경기였다.
주자는 나가는데 점수는 들어오지 못했으니까.
그래서 그런지 뒤쪽에 않는 한 관중이 경기 내내 계속 불평을 했다.
남자친구랑 온 여자 관중이었는데 왜 점수가 나지 않냐며 계속 재미없다고 했다.
나는 그 이야기들 들으며 과연 재미있는 야구란 무엇일까 생각해보게 되었다.

보통 재미있는 야구라고 하면 거의 타격전을 생각하게 된다.
그런데 정말 그게 재미있는 야구일까?
홈런도 뻥뻥치고 장타가 나오면서 점수를 많이 뽑는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그렇다면 투수와 수비진은 어쩌라고?
30홈런이 아무것도 아니었던 99년 타고투저 시즌이 가장 재미있었는가?
그때는 오히려 야구 수준이 떨어져서 걱정이라는 말들이 나왔다.
타격전이야말로 재미있는 야구라면
좋은 공을 던지는 강력한 투수들이 야구의 재미를 해치는 주범아닌가?
귀신같이 어려운 공을 잡아내는 수비수들은 야구의 재미를 빼앗는 역적 아닌가?
야구의 특성상 타격전이 재미있는 야구가 될 수 없다.
마찬가지로 투수전만이 재미있는 야구라고 할 수도 없다.
0점대 방어율을 밥먹듯이 기록하는 선동렬이 있는데 상대팀 관중들은 야구볼 맛이 나겠는가?

야구는 공격과 수비 모두 능동적으로 상대를 공격하는 스포츠이다.
이것이 야구의 특이한 장점이다.
김병현의 말대로 투수는 수비수가 아니라 공격수이다.
모든 스포츠에서 보통 수비란 공격수가 뭘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야구에서는 수비가 상대의 공격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투수가 공을 던져줘야 타자가 뭘 할 수 있다.
수비수들도 공을 향해 몸을 던져야 하고 잡아서 던져야 하고 타자에게 달려가 태그를 해야한다.
야구에서는 수비가 능동적으로 자신들만의 멋진 행동을 한다.
공격수의 움직임을 기다려서 그에 대응하고 공격수의 멋진 플레이를 반칙으로 잡아끄는 것이 아니라
수비수도 수비수 나름대로의 멋진 모습을 보여준다.
훌륭한 투수는 한 경기를 지배할 수 있고 모든 주목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축구나 농구에서 훌륭한 수비수는 감독의 사랑만을 받을 뿐이다.

타격전이나 투수전 그 어느것도 재미있는 야구라고 할 수 없다.
그렇다면 재미있는 야구는 무엇일까?
어처구니 없지만 나는 야구 자체에서 재미를 느낀다.
야구의 내용이 어떻게 흘러가든 야구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야구의 본질은 수싸움이다. 포커나 화투와 비슷하다.
투수가 어떤 구질의 공을 어떤 위치로 어떤 인터발을 두고 던질것인가 가늠하는 것이 바로 야구의 재미다.
타자는 어떤 공을 노리고 있으며 감독은 어떤 작전을 벌일 것인가 지켜보는 것이 야구의 재미다.
굴러가는 공을 수비수가 어떻게 잡아서 처리하는가 보는 것이 야구의 재미다.
재미있는 야구 같은 건 따로 없다.
야구는 그만큼 완벽하고 오묘한 스포츠이다. 야구가 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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