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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이 잘 때 잠들지 않는 자의 주장

by 이장 [신변잡기]
나는 아침이 싫다.
아침 9시는 누군가는 잠에서 깨 활동하는 시간이기도 하지만,
나에게는 잠들기 시작하는 시간이다.

동물은 양껏 자면 더 잘 수도 없다. 인간도 그렇다.
양껏 자고 나면 저절로 눈이 떠진다.
그럼에도 오직 인간만이 자명종 소리에 맞춰 아침 8시에 동시에 일어난다.
좀비영화에서 관에서 좀비들이 밤이 오면 시간 맞춰 일어나는 것처럼,
인간이 자명종 소리에 맞춰 동시에 일어나는 것은 일면 그로테스크한 장면이다.

대학생이 되어 좋은 점 중에 하나가 생활리듬을 내 마음껏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다.
1학년 때 필수수업이 혐오스러웠던 이유 중 하나가 내 생활리듬을 학교가 나에게 아무런 언급도 없이 정했기 때문이었다. 나는 그 시간에 일어나 그 수업을 듣는 것을 원치 않았다. 그래서 안 들었다.
그럼에도 나는 불이익을 받았다. 나는 그 수업을 듣는 것을 원치 않았음에도!
이 얼마나 비민주적인가.

나는 느림의 미학을 선동하여 읽는 이로 하여금 나처럼 살 것을 권유하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그들이 믿는대로 살고, 나는 내가 믿는대로 살면 그 뿐이다.
도대체 언제쯤이면 서점에서 아침형 인간 따위의 허접한 논리를 늘어놓는 쓰레기들이 사라질 것인가.
그런 의미에서 한국에서 자유가 아직 멀었음을 느낀다.

자유란 가능한 모든 것을 가능케 하는 것이다. 이는 방임과는 다르다.
'남에게 피해만 안주면 되지'와 같은 상대주의자의 이야기와도 다르다. 그렇게 말하는 것은 '나는 생각이 없어요'라고 고백하는 것과 같다.
사회적 규범을 파탄내자는 것과도 다르다. 인간들이 모여사는 사회에서 규범은 자연적으로 생겨날 수 밖에 없다.
다만 말하고자 하는 것은, 어떤 권위에 의해 혹은 어떤 목적을 위해 정해진 규범, 그 소름끼치는 강박성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자유란 또한 평등과 다르지 않다. 평등이 없다면 자유도 없다. 내가 누군가의 노예라면 나에게 자유란 존재하지 않는다. 그리고 자유 없이는 평등도 없다. 모든 인간이 자유롭지 못하다면, 그 사회를 어떻게 평등한 사회라 할 수 있겠는가.

나는 자유롭고 평등한 사회를 꿈꾼다. 그러므로 나는 자본이 강요하는 성실한 근로자가 되기 위해 정성껏 알람을 맞추는 삶의 낭비를 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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